기업 근무 구력과 비례해 술을 자주 접하면서도 이따금 허전할 때가 있었습니다. 특히 외국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함께 마실 한국 술을 잠시 생각하다가도 결국은 와인이나 위스키를 선택하곤 했습니다. 10여년 전에 시간적 여유가 생겨 ‘술 만들기’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매주 하루 저녁 진행되는 대학의 야간 강좌를 찾게 되었는데 예상보다 흥미롭고 유익한 몇 달을 보냈습니다. 이 후에는 모임이 있을 때마다 직접 만든 술을 들고 참석하게 되었고 어떤 술이든 제조법과 특징을 찾다 보니 술의 맛이 달리 느껴지기 시작 했습니다. 국내에는 마땅한 양조 기술서적이 없어 일본과 미국 서적을 많이 사서 보았는데 현재 양조장을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점차 술이 기호 음료가 아니라 일반 식품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고 여러모로 낙후되었다고 생각되는 농업 분야를 배우고 작으나마 기여할 마음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오래 교류한 양조 관련 업계 지인들과 희석식 소주 일변도의 시장에 증류식 소주로 다양성을 제공해 보자는 조합 움직임에 동참해 도전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사정 상 단독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간 보아 온 주류 제조업의 취약점을 개선하고 차별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만 해도 기반은 구축할 수 있다고 생각 했습니다.
지역특산주를 선택한 것은 지역의 농산물을 원료로 한다는 제약은 있지만 열악한 농촌 경제에 작지만 보탬이 될 수 있고 세제 혜택과 통신 판매의 강점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증류식 소주를 기본으로 하고 유사한 제조법을 갖는 일반증류주도 제조면허를 받아 상호 보완 효과를 내도록 설계 했습니다. 증류주의 기본 기술과 장비가 갖추어지고 있어 언젠가 국산 맥아로 위스키에도 도전해 볼까 합니다.
스마트 브루어리의 모든 술에는 숙취 유발 요인을 최소화 하기 위해 첨가제를 사용하지 않고, 맛과 향을 최대한 살려 취하기 위한 술보다는 느끼며 즐기는 술로 자리매김 해 음주 문화를 바꾸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한국 술의 일반적인 제조법에 집착하지 않고 외국인도 좋아할 수 있는 술을 만들어 한국술의 세계화에 미력이나마 다하려 합니다.
과장된 홍보와 광고, 고비용 포장, 터무니 없는 가격과는 거리가 먼 수수하면서도 자연이 배어 있는 향미로 우뚝 설 수 있는 술을 만들려 합니다. 귀한 모임에 당당히 내어 놓고, 만나는 외국인에게도 자신있게 권할 수 있는 술이 되었으면 합니다. 망설임 없이 선택하고 즐겁게 마시고 마신 후에도 편안한 한국의 대표 술이 되도록 정진 하겠습니다.
2019년 12월 말일에
대표이사 오세용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