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은 원래 약용으로 음용되었다. 1660년 무렵 네덜란드의 약학 교수이던 프란시스코 살바우스 박사가 이뇨제로 알려진 노간주나무 열매(juniper berry)를 침출시킨 알코올을 해열제나 이뇨제로 약국에서 팔도록 한 주니에베르(Genievre)가 최초의 진이었다. 이 후 네덜란드에서는 제네바(Genever), 영국에서는 진(Gin)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요즘음에는 노간주나무 열매 외에, 오렌지 껍질, 사과, 고수, 레몬 등의 식물성 성분을 넣어 고유한 맛과 향을 낸다.
보리, 호밀, 밀, 옥수수 등의 곡물을 발효시킨 후 증류하여 만든다. 식물성 성분을 주입하는 방법에는 (1)증류기에 그물망을 놓고 식물을 올려 놓고 증류하는 방법, (2) 증류액에 식물성 성분을 넣어 침출시킨 후 재증류하는 방법, (3) 증류액에 식물 추출물을 첨가하는 방법 등이 있다. 전통적인 (1)번 방법을 네덜란드 타입, 연속식 증류기를 사용하는 (2)번 방법을 런던 타입이라 부른다.
요즈음은 런던 타입이 대세를 이루고 우리 나라에도 1980대에 ‘드라이 진’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었다. 그러나 진 고유의 향미를 음미하기 보다는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의 한가지로 치부한 탓인지 독특한 향과 맛에 거부감을 갖게 되어 얼마 가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졌다.